낯선 물고기, 가벼워진 그물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해양생태계와 해양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
이는 바다가 삶의 터전인 어업인들의 피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먹거리 등 삶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전 지구의 바다 수온이 평년 대비 0.5℃ 이상 높은 값을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특히 우리 바다는 유례없이 뜨거웠다.
국립수산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7년간(1968~2024년) 우리나라 주변 표층 수온은 1.58℃ 상승했다.
이는 전 지구 평균 상승폭(0.74℃)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동해는 같은 기간 2.04℃나 상승했다.









우리나라 광어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는 피해가 극심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작년 77개소에서 약 220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말했다. 오동훈 제주어류 양식수협 상임이사는 “기온이 30도씨가 넘어버리면 어류들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1시간 이내 에 폐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며 “폐사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전량 폐사가 된다고 봐야 한다.” 고 했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바다 수온이 급상승하면서 남해안에서 양식하던 멍게의 97%가 폐사했다.
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 조합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빈번하게 고수온이 발생해 수온에 민감한 멍게 특성상 대량 폐사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인해 멍게양식 어업인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에서는 주꾸미와 꽃게의 어획량이 줄어들었다. 김 양식장에도 변화는 시작됐다.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 김을 재배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졌고, 과거에는 10번은 채취가 가능했다면, 이제는 5~6번 정도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양식 어민들의 이야기다. 짧아진 재배 기간 만큼이나 품질도 예전과 같을 수 없다.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송석어촌계 공무철 계장은 “고품질 김을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이 최소한 두 달은 돼야 한다”며 “기간이 점점 단축되니 좋은 품질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 경남 남해군 인근 해상에서 시작된 적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남해 전 해안으로 번져 어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남해군에 따르면 8월 30일 현재 적조 피해 규모는 어가 17곳, 어류 폐사량은 25만9,855마리, 피해액은 약 6억4,942만원으로 집계됐다. 피해 어종은 주로 감성돔, 참돔, 숭어로, 모두 출하를 앞둔 성어들이어서 어민들의 허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열대성 어류, 외래종의 발견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중에선 인간에게 직접적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종들도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 유해종은 ‘노무라입깃해파리’다. 현존 해파리 중 가장 큰데, 해양플랑크톤을 주먹이로 삼는다. 때문에 개체수가 급증하면 다른 어류의 먹이군까지 붕괴시킨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최근 기후변화로 해수온이 상승하면서 발생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14년간(2011~2024년) 가장 큰 피해를 야기했던 자연재해는 고수온으로, 같은기간 전체피해액 4,763억원 중 3,472억원으로 73%를 차지했다.
총
4,764억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연간 30만톤이나 잡혔지만, 최근엔 볼 수 없다. 대표적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1만톤에서 22만톤으로 변경됐고, 멸치 역시 늘어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하던 꽃게, 멍게, 광어는 점점 생산량이 줄고 있다. 바다의 변화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어획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가고, 물가가 오르면 결국 모든 피해는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다.
바다의 소리없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